인터넷을 통해 무한으로 가까워진 정보의 공유는 소비자를 점점 똑똑하게 만든다. 생산자나 서비스 제공자의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소비자이기도 하지만, 직무가 생산자의 입장에 있기 때문에 똑똑해진 소비자 덕분에 매일 위가 뒤틀림을 겪기도 한다 >_<
나도 ‘실속’만 따먹어볼까 - 조선일보
체리피커(cherry picker) :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실속을 차리기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소비자를 말한다. 신포도 대신 체리(버찌)만 골라먹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본래는 크레디트카드 회사의 특별한 서비스 혜택만 누리고 카드는 사용하지 않는 고객을 가리킨다.

놀이공원 할인이나 영화관 할인 등과 같은 비용부담이 큰 서비스를 줄이고, 심한 경우에는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업계에서 공동으로 대응하는 디마케팅(demarketing)으로 일반고객과 차별화시키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 네이버 백과사전
요즘은 금융이라는 말이 무척 가깝게 다가왔다. 재테크 열풍이 불면서 누구나가 금융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쉽게 접근 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금융사들이 한동안 호황을 누리기도 했는데, 그런 그들이 지금은 날로 똑똑해지는 소비자들로 인해 속이 좀 쓰린가보다^^;

채리피커에 대해서 한 블로거의 글을 인용해볼까 한다.
"대중 소비사회와 소비자 교육"이라는 수업에서 토론이 온라인으로 이뤄졌다.  체리피커는 과연 합리적인 소비자일까, 부도덕한 얌체일까? 대다수가 반대표에 손을 들었고, 나머지 절반은 중립, 나머지는 찬성이었다. 나 역시 반대쪽에 손을 들고 있는 입장이다. 위에 보면 알겠지만 "체리 피커"라는 단어는 자체적으로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쓰지는 않고 공짜 해택만 보겠다는 사람들이 체리 피커이지 않나. "우와 똑똑하다. 합리적이구나"라고 생각한다면 해 줄 말이 없지만, 저런 사람이 하나 둘 늘어나서 붐을 이루게 되면 기업이 더 이상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을까? "손님은 왕"이라는 말은 이미 옛말이 되어버렸다. 기업은 경제 원리로 돌아가는 곳인데 "거지"에게 "왕"대접을 해줄 수는 없는 일이다.

체리 피커는 해커가 아니라 크래커임을 명심하자! - 강디자이너

전에 미국에서서 지낼때의 일이다. 다른 주로 포럼에 참석하러 가게 되었는데, 마침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물품들이 있었다. 책상과 의자 등이였는데, 샌프란시스코에서 LA로 그걸 준비해 갈 수는 없는 상황이였다. 그런데도 우리 팀 녀석들(현지인)은 태연하게 빈몸으로 가서는 포럼 장소 근처 월마트에서 신용카드로 책상과 의자를 구매하는게 아닌가? ... 돈이 넘치는 녀석들이구나 싶었는데, 이게 왠걸... 포럼이 끝난 후 고스라니 차에 싣고 가서는 반품을 하더라는...

이와 비슷한 경우를 일본에서도 본 적이 있다. 홈쇼핑의 시스템을 이용해서 경품만 받아 먹고 물건은 어떻게든 트집을 잡아 반품을 하던 녀석...우리나라에서도 집들이를 앞둔 신혼부부가 고가의 가구를 구입했다가 집들이가 끝나면 반품을 하는 사례가 있었다고도 한다.

업계 발표에 의하면 전체 유통업체의 경우 20%, 신용카드사는 17%가 체리피커에 해당한다고 하니, 마냥 좋은 소비자 입장과는 달리 업계 입장에서는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홈 쇼핑에서는 전체 물량의 10~25%가량이 반품이 되는데, 경품을 노리고 무더기로 주문을 한 뒤 당첨되지 않은 상품은 반품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례들을 봤을 때 강디자이너님의 마지막 코멘트, '해커가 아니라 크래커임을 명심하자'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결국 똑똑해진 소비자 만큼이나 공급자(생산자)도 똑똑해져야 한다는 말인데... 소비자는 왕이라는 자본주의의 기본 원칙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대대적인 대응이 힘들기도 하다. 추정만으로 소비자를 괴롭힐 수는 없지 않은가? >_< 기껏해야 블랙리스트를 업계에서 공유하는 정도의 대응이 가능한데, 이마저도 소비자의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문제다.

디마케팅 기법으로 체리피커를 견제(?)하기도 한다고 한다. 앞서 말한 블랙리스트 공유라던지, 일정한 기준을 정해놓고 그에 맞는 실적이 없는 소비자를 제외시키는 방식이다. 예를들어 카드 이용율이 적은 회원에서 혜택을 제한하는 등의 방식이다. 그렇게 대응하는데도 소비자의 약 1/5이 체리피커라니 ... 너무 똑똑한 상전(왕)을 두어 고달플 따름이다.

고객유치를 위해 만든 서비스가 스스로의 목을 조이는 칼이 되어 돌아오니, 얼마나 큰 고민일까... 결국 20:80법칙을 최대한 활용해서 상위고객 20%의 확보와 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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